🇪🇸 [특별외전] 스페인에서 술 얻고 간 잃기

주민들에게 천국이 되어줄 나라, 스페인! 미리 다녀와 봤습니다.

2022. 2. 24.

똑똑똑, 주민센터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호 주제는 술 하면 빠질 수 없는 나라 "스페인'입니다.

펜데믹을 뚫고 막걸리나 에디터가 스페인을 방문했는데요, 정말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어 주민분들에게 천국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맥주들과 그와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들, 그리고 와인으로 유명한 스페인 북부 Logroño(로그로뇨)의 한 와이너리 방문기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특별 편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어주세요 :)

[ 이번 호 주민센터가 전하는 이야기 ]

🍺 지극히 주관적인 스페인 마트 맥주 품평기

🥟 가벼운 안주를 즐기는 나라: 타파스와 핀초 문화

🥃 Q: 술이 소화를 시켜준다고?

🍷 생애 첫 와이너리 체험기 (영상 포함)

🍺 지극히 주관적인 스페인 마트 맥주 품평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들로만 골라 담았쥬

1. Mahou BARRICA : 마오는 이미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맥주죠. 마드리드에 양조장이 있으며 Roble(로블레)라는 아주 좋은 나무로 만든 베럴에서 숙성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마트에서나 밖에서나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 마오에서 한정판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이 BARRICA맥주인데요, 첫 입부터 아몬드와 나무가 만나 생성된 오묘한 맛이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맥주였습니다. 향이 강한 맥주를 좋아하시는 주민분께만 추천해요. (Alc: 6.1%, 330ml)

2. El AGUILA (SIN FILTRAR) : 디자인이 매력적인 아길라 맥주는 마니아층이 견고한 맥주 중 하나랍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Sin Filtrar 맥주는 레몬 드롭, 아로마가 더욱 강화된 버전으로 브루마스터가 수동으로 제어하는 1900년의 제조법을 재현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현탁액의 효모를 사용해 약간 색이 탁합니다. 역시 마드리드에서 제조가 되고 있으며 라거맥주 특유의 톡 쏘고 씁쓸한 맛이 조금 있지만, 끝 맛은 굉장히 부드러운 편에 속해요. 참고로, 이 맥주를 마실 때는 흔들지 말고 1-2번 거꾸로 들었다가 잔에 따라주세요. (Alc: 5.5%, 330ml)

3. Turia: 스페인 중부 발렌시아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맥주로, 커피와 유사한 로스팅 과정을 거쳐얻은 볶은 맥아를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적갈색의 진한 빛을 띄죠. 홉의 쓴 맛과 가벼운 시트러스 향 그리고 향신료가 어우러져 어떤 타파스와도 잘 어울렸던 맥주입니다. 다만, 그리 높지 않은 도수에 비해 씁쓸한 맛이 강해 조금은 저를 놀라게 했죠. (Alc: 5.4 %, 250ml)

4. Malquerida :바르셀로나에 양조장을 두고 있으며, 딸기처럼 빨간색으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맥주입니다. 옥수수, 밀, 맥아 이외에 오렌지와 자메이카 꽃을 넣어서 그렇다고 하네요. 얼음을 넣어 아주 차갑게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부드럽다고 빨리 마시면 취할 수 있으니 조심. 나름 6%라고요. (Alc: 6%, 750ml)

5. Moritz : 6개의 맥주 중 가장 저렴하며 (0.5유로 =약 670원) 부드러운 맛을 자랑합니다. 바르셀로나 인근 도시인 Zaragozana에 양조장이 있으며, 1856년 만들어졌다가 1970년대 사라진 후 2004년에 다시 부활했습니다. 달콤한 몰티바디의 가벼운 맥주로 잘 음미하면 꿀 향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카스와 맛이 비슷해 소맥을 만들고 싶은 충동이 일게 했던 맥주였습니다. (Alc: 5.4%, 330ml)

6. 1906 : 스페인의 서북부 갈리시아 지방에서 만든 맥주로, 에스뜨레야 갈리시아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색은 짙은 호박색을 띠며, 홉과 몰트 그리고 구운 맥아를 사용해 톡 쏘는 맛이 어마 무시합니다. 바디는 꽤나 무겁고, 씁쓸함이 입안에 오래 남아 라거 맥주를 선호하는 주민분들께만 추천합니다. 참고로 가성비는 최고였지만, 저는 반도 마시지 못했답니다. (Alc: 6.5%, 500ml)

⭐️ '알쓰 주민분' 을 위해서 제가 자주 마셨던 맥주를 소개할게요! 집에서도 만들 수 있어요 :)

바로 Clara(클라라)! 스페인어로 '밝은'이라는 뜻으로 간단히 말하면 레몬 맥주에요! 알코올 도수는 1.5%이며,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면 꼭 마셔야 하는 맥주죠. 환타 레몬맛과 스페인 대표 맥주인 에스뜨레야 담을 1:1로 섞는데, 한국에서는 이 환타 레몬맛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네요. 데미소다 레몬을 대신 사용하거나, 레몬즙과 탄산수 그리고 라거맥주를 0.5:0.5:1로 섞어서 충분히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답니다.

🥟 가벼운 안주를 '많이' 즐기는 나라

타파스와 핀초 문화

스페인의 저녁 시간은 보통 저녁 8시에서 10시에요. 그래서인지 그전에 술과 함께 간단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문화가 있답니다. 그리고 타파스는 이 소량의 음식을 통칭하는 말이에요. 타파스의 타파(tapa)는 '덮다', '가리다'는 뜻을 지닌 타파르(tapar)에서 왔는데요, 와인 잔에 먼지나 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소시지나 빵을 잔 위에 얹은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타파스의 기원은 남쪽의 안달루시아 지역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아요. 그래서인지 남쪽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무료로 타파스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답니다. 저는 그라나다를 여행했었는데, 술 2잔을 시킬 때마다 무료 타파스를 받아서 중간중간 배를 채우기 너무 좋았습니다. 맥주를 시키면 주로 감자튀김과 고기가 나오고, 와인에는 하몽 등 술의 종류에 맞춰서 다양한 타파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흥미로웠죠. 북쪽에서는 이 타파스를 핀초라고도 부르는데요, 바케트 빵에 다양한 재료가 올려져 있고 1개에 1유로 (약 1300원 정도)라 저녁 식사 전 친구들과 간단히 먹으며 수다를 떨기 좋았습니다. 특히, Pulpo Picante(매운맛 문어요리)와 Croquetas de Espinacas y Queso (시금치 치즈 크로켓) 그리고 Sardina (정어리 타파스)를 추천하고 싶네요. 스페인을 가게 된다면, 주민분들도 이 타파스 문화 제대로 즐겨보시길 바랄게요 :)

🥃 Q: 술이 소화를 시켜준다고? : Chupito de hierbas

소화술이 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들어보지 못했답니다. 스페인에서 처음 경험해 본 술 문화였어요. Chupito de hierbas(추피또 데 이에르바스, 줄여서 추피또) 라고 부르는 이 술은 소화 기능이 있다고 여겨져 식후에 샷잔으로 한두 잔씩 마십니다. 그냥 먹거나 간혹 커피에 타 먹기도 해요. 저는 두 가지 맛을 마셔 보았는데요, 복숭아 맛이 훨씬 더 달고 맛있었답니다. 하지만 사실, 소화 기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하.

🍷 생애 첫 와이너리 체험기

스페인 와인 최대 생산지인 리오하 지역으로 떠나볼까요?

홈술도 너무 좋지만, 가끔은 여행에서 자유롭게 술 먹던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죠. 그런 주민들을 위해 막걸리나 에디터가 미리 스페인에서 와이너리 투어를 신청해 다녀왔답니다. 제가 선택한 곳은 바로 이탈리아, 프랑스와 함께 와인이 유명한 스페인에서도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기로 소문난 La Rioja(라 리오하) 지역의 작은 와이너리인데요. ARAICO(아라이꼬)는 규모는 작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해서 생산하여 이미 인근 도시에서 인기가 자자합니다. 그럼 주민센터와 함께 랜선 와이너리 투어 해 볼까요? :) 🔗 ARAICO 홈페이지로 이동하기

🔎 와이너리 방문시 참고할 점

1. 와인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방문하면 진한 발효 향에 두통 또는 속 쓰림이 발생할 수 있어요. (저는 심한 두통 때문에 중간에 쓰러질뻔했답니다...)

2. 전통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와이너리는 저장고가 좁은 지하에 위치해있을 확률이 높아요. 좁은 공간에 있는 것이 힘든 분들은 들어갈 때 주의해 주세요.

3. 와인 테이스팅 이후에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구매할 수 있으니, 투어 시간에는 조용히 설명을 들어주세요 :)